장소: 포즈난 Poznan
일정: '21.12.24 ~ '21.12.26
폴란드에서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의 설날과 추석 같은 큰 명절이다. 3일 연휴 내내 식당, 마트 등 대부분의 시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여행 가기도 애매한 기간이다. 그렇게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언어교환으로 만난 친구가 고향집에 초대해줬다. "그 누구도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어선 안돼!" 라고 외친 상냥한 내 친구 I양.
동네방네 자랑한 뒤, 브로츠와프에서 포즈난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1시간 40분 밖에 안 걸리는 짧은 여정이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고향 가는 사람이 많아서 일찍 예매하지 않으면 표가 없다고 한다. 한국 명절이랑 똑같다.)
▼ 폴란드에서 기차 타는 방법은 아래 게시물 참고
https://nomad-lea.tistory.com/259
폴란드 기차 예매 및 운행정보 확인하기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포즈난행을 준비하며 기차를 예매했다. 1. 폴란드 기차티켓 예매 사이트: https://www.intercity.pl/en/ Buy a ticket Strona internetowa przewoźnika kolejowego PKP Intercity S.A...
nomad-lea.tistory.com
브로츠와프 기차역 내부에는 브로츠와프의 명물 난쟁이 동상이 있다. 기차역이라서 헐레벌떡 기차 타러 가는 난쟁이 동상이다.
포즈난 기차역에 도착하자 플랫폼 앞에 I 양이 서있었다.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세상 유쾌하다.
눈으로 뒤덮인 도로를 지나며 폴란드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건 11년 만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간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하필 딱 내가 왔을 때라니, 역시 난 운이 좋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 댁에 들러 할머니를 모셔왔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I양 동생 수줍음쟁이 S양과 친해지기 위해 폴란드어를 물어봤다. 낯선 외국인과 친해지는 데에는 언어 물어보기가 제일 좋은 방법이다.
⭐ 속성 폴란드어
- 할머니: 봪쟈
- 사랑해요: 코함췌
- 엄마: 마마
- 아빠: 타타
- 귀여워: 우로츗
- 예쁘다: 와드나
- 맛있다: 스마츠네
예쁜 스웨터를 입으신 패셔너블한 폴란드 할머니와 만났다. "할머니, 예뻐요. (봪쟈, 예스테시 와드나)" 라고 말하자 할머니께서 좋아하셨다.
I양이 말해준 우리의 크리스마스 일정은 다음과 같다.
12월 24일
1. 폴란드 전통 크리스마스 디너
2. 산타클로스와의 만남 (?)
3. 영화 '나홀로 집에' 시청: 전세계 전통인가보다.
12월 25일
1. 늦잠 자기
2. 포즈난 올드타운 방문 및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3. 친구들과 카드 게임
12월 26일
1. 집에서 늑장 부리기
2. 설렁설렁 브로츠와프 귀가
수다 떨며 도착한 I양의 집은 영화 속에 나오는 예쁜 HOUSE였다. 정말 설레게 생겼다.
감각적으로 지어진 2층 집에 자전거를 타도 충분할 만큼 큰 정원이 있었다. 집 안에는 2m는 훌쩍 넘는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꾸며져 있었다. 귀여운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함께! (폴란드지만) 북유럽 느낌이 물씬나는 게스트 룸이 3일 동안 내가 머물 방이다.
마마 타타와 인사를 나눈 뒤 친구와 놀고 나자 드디어 시작된 크리스마스 파티.
모두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 폴란드 전통 음식이 이렇게 맛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 있는 빨간색 스프는 비트로 색을 낸 크리스마스 특선 요리다. 비트 스프에 파스타를 넣어 먹는다. 그 위는 피에로기(Pierogi) 라는 폴란드식 만두가 있다. 개인적으로 양배추 피에로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피에로기 오른쪽 빨간 국물은 캄포(?) 라는 자두에 설탕와 물을 넣어 만든 음료다. 만들기 간단하고 달콤해서 나중에 직접 만들어 볼까 싶다.
다른 가톨릭 국가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폴란드 크리스마스에는 몇 가지 문화가 있다.
1. 식사에 참석하는 인원보다 의자와 식기 세팅을 하나 더 준비한다. 뜻밖에 찾아온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전통이라고 한다.
2. 크리스마스 디너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시작한다.
3. 디너 시작 전 크리스마스 소망 과자 의식을 한다. 아래 사진과 같은 과자를 한 장 씩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는 사람과 소망과 축복의 말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상대방이 들고 있는 과자를 살짝 떼어서 먹으면 끝! 돌아가면서 모인 사람들 모두와 같은 의식을 반복한다. 참고로 소망 과자는 아무 맛도 안 난다. 설탕 안 넣은 쌀과자 느낌?
정말 끊임없이 먹고 먹고 먹고 먹고..... 어머니 이제 배가 터질 것만 같아요.
내일 출근해야 하는 관계로 1탄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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