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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Latin America

[칠레] 아타카마 사막,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에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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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9년 2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알려진 칠레 아타카마 사막, 20년만 폭우로 홍수가 나버렸다.

 

⭐ 우유니 사막 >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버스 : Cruz del norte (200 볼리비아노, 2019년 기준) / 새벽 5시 출발

⭐ Andes Travel : Valle de la luna 단축 투어 (10,000 peso, 2019년 기준)

TransVIP : 12,000 peso (2019년 기준)

 

사막이기에 당연히 배수 시설이 잘 되어 있을리 없었고, 택시도 거의 운영하지 않아 숙소까지 가는 길에 강제 하차 당해서 허허벌판에서 걸어갔다. 

 

 

그렇게 겨우 찾아간 숙소는 텐트 ^^ 물론 영국남자가 비를 예상하진 못했겠지만, 저 산꼭대기 텐트로 숙소를 잡아버린 덕분에 우린 텐트 안에서 꼼짝없이 갇혀있었다. 나름 웃기기도 하고 거센 비가 텐트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지구에서 남극 다음으로 건조하다는 지역에서 누가 홍수를 경험해 보겠어. 

 

 

우유니 사막에서 아타카마 사막가 있는 산 페드로(San Pedro) 가는 길도 도로 유실이 심해서 19시간 만에 간신히 도착했다. 너무 피곤해서 영국 남자한테는 한국어로 말하고 길 물어보는 한국인들한테는 스페인어로 대답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사족, 한 밤 중에 도착한 산 페드로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고, 어머님과 이모님 모시고 여행 중인 어느 장한 아드님이 고난을 겪고 계셔서 한창 유창했던 스페인어로 택시 잡는 걸 도와드렸던 기억이 난다. 삼성 신입사원이었던 것 같은데 잘 지내시죠? 동네에서 계속 마주쳐서 더 도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당시 빡센 화장 때문인지 어머님들이 날 피하셨는 걸 ......

 

 

산 페드로 시내에 나가면 여러 투어사들이 있다. 대표적인 투어는 아타카마 사막 투어, 간헐천 투어! 대부분 프로그램은 비슷하고 예약하면 픽업차가 온다.

 

하지만 높고 가파른 아카타마 특성상 비가 오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투어들은 거의 취소되고 말았다. 반 년 전에 겨울 아타카마를 이미 경험했기 망정이지, 정말 아쉬울 뻔 했다. 위 사진은 비가 오기 직전 아타카마 사막에 막 들어갔을 때 찍은 사진.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벼락 맞을 위험이 있어서 가이드가 카메라 들지 말고 당장 내려오라고 해서 슬퍼하며 떠났다. 환불은 안해줬다...

 

저 멀리까지 먹구름이 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아타카마 사막. 

 

사족, 가이드 영어가 너무 귀에 안 들려서 내 영어 듣기에 충격 받고 있었는데 영국 남자가 자기도 이해 안 된다고 해서 안심했다. 스페인어 가이드든 영어 가이드든 잘 안 들리는 건 똑같으니 한국 여행자들이여 마음 편히 여행하라!

 

 

순식간에 소나기가 왔다 지나가자 온 세상이 질퍽질퍽해졌다.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시청도 지나가고. 사진은 맑아보이지만 비가 세차게 내릴 땐 정신없이 달리느라 비 그친 사진 밖에 없다.

 

 

밤이 되자 정전과 단수까지 되어버린 아타카마. 그렇게 3일을 보냈다. 영국 남자와 나는 각자 침낭 속에 누워서 어이없이 웃기만 했다. 시간은 오후 7시였지만 빛도 없고 할 일도 없는 우리는 이만 하루를 마치기로 했다.

 

다음 날은 우유니 사막 투어에서 만난 G오빠와 일행들과 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라면도 끓여 먹고 오므라이스도 해먹고 새파란 하늘 아래 낡은 호스텔 마당에 앉아 그렇게 여행자다운 하루를 보냈다.

 

 

아타카마 여행긴데 사막 이야기가 별로 없다. 3년이 지난 지금 내게 남은 기억은 홍수와 텐트와 사람들 뿐이라 그렇다. 이런 게 여행 추억이지 뭐.

 


 

라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았겠지만 산티아고로 돌아가려면 비행기 타야 하는데 공항까지 가는 길도 마비가 됐다. 인터넷도 잘 안 터지는데 겨우겨우 남미사랑 단톡방에서 같은 처지인 사람들을 구해 택시 예약을 시도했다. 응 간다는 택시 없어, 전화도 잘 안 터져. 정전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도 아껴야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호스텔 주인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봉고차 택시를 구해 겨우 떠난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인생에 두 번 정도 갔으면 된 것 같다. 여러분 아타카마 사막 한 번만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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